시사 비평 블로거 ‘진인 조은산’이 최근 화두인 주 53시간제를 두고 비판의 날을 세워 다시 한번 촌철살인 글을 남겼다.
‘진인 조은산’은 14일 오전 네이버 블로그 ‘진인 조은산의 기록’에 ‘전태일 열사 그리고 주 52시간 근무제’라는 글을 올렸다. 지난 10일 ‘형조실록’으로 다시 블로그 활동을 재개한 지 나흘 만이다.
‘진인 조은산’은 이날 올린 글에서 “형조실록을 써갈 때 집값과 관련된 정부 관계자들의 망언이 귀에 거슬려 좀처럼 글을 이어 내기가 힘들었는데”라며 “막상 부동산 글을 쓰려 하니 이제는 주 52시간제를 두고 똑똑한 천치들의 지식 뽐내기 경연이 시작되었구나”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노동 현장의 현실은 쥐뿔도 모르는 책상머리 학자들과 애초에 노동자의 고단한 삶 그 자체를 모르는 애송이 귀족들이 감히 전태일 정신을 들먹이며 노동자의 처우를 논하는 꼴 자체가 아이러니”라고 덧붙였다.
아래는 ‘전태일 열사 주 52시간 근무제’ 전문.
형조실록을 써갈 때, 집값과 관련된 정부 관계자들의 망언이
귀에 거슬려 좀처럼 글을 이어 내기가 힘들었는데, 막상
부동산 글을 쓰려 하니 이제는 주 52시간제를 두고
똑똑한 천치들의 지식 뽐내기 경연이 시작되었구나.
노동 현장의 현실은 쥐뿔도 모르는 책상머리 학자들과
애초에 노동자의 고단한 삶 그 자체를 모르는 애송이 귀족들이
감히 전태일 정신을 들먹이며 노동자의 처우를 논하는 꼴 자체가 아이러니다.
이제는 슬슬 지겹다. 최저시급에 이어, 부동산에 이어,
이제는 주 52시간제인가. 감성팔이 정책 시즌3 인가.
이번 것은 실패하지 않을 자신 있는가?
塵人 조은산이 묻는다.
배달, 건설현장 노동자, 택배 기사, 택배 상하차,
주유소 총잡이, 골프장 공 줍기, 술집 서버, 주방 보조 등
화려한 이력으로 점철된 육체 노동의 화신이자,
초과 근무 수당에 목을 매는 두 아이의 아빠, 그리고
고단한 월급쟁이가 이 시대의 노동자를 대표해 묻는다.
무엇보다, 얄팍한 월급이 통장을 스쳐 지나가고
결제일에 맞춰 일시에 울려퍼지는 출금 알림에
힘 없이 어깨를 늘어뜨리는 이 시대의 힘없는 가장이 묻는다.
주 52시간이 시행된다면 그만큼 나는 일을 덜 하고 더 쉬게
될 것이다. 그대들의 이론에 의하면 그렇다.
쉬는 시간이 많아짐에 먼저 국가에 감사드린다.
그러나 답하라.
내 월급은 그대로인가?
내 월급은 다 쌓은 테트리스와 같다. 이미 이곳 저곳
물샐틈 없이 짜맞춰져 더 이상의 여유가 없다는 말이다.
대출 원리금, 아이 유치원비, 학원비, 출퇴근 교통비, 공과금,
관리비, 경조사비, 보험, 알량한 내 맥주값, 그리고 식비.
이 모든 것들을 나는 지킬 수 있는가? 지켜내지 못한다면
무엇을 포기해야 하는가?
먼저 윤희숙 의원에게 묻고자 한다.
전태일 열사를 인용해 주 52시간제의 유예를 주장하셨고
꽤 날선 비판에 직면하셨다.
의원님께서 그러한 주장을 하셨음에는 그를 뒷받침하는
확신이 있었을 것. 경제학 박사로 알고 있는데 그 깊은 지식을
바탕으로 내게 그리고 국민들에게 부디 답을 건네 달라.
주 52시간제가 실행되면 내 월급은 그대로인가?
더 쉬고 덜 일하며 똑같은 급여를 받을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더 벌기 위해 더 일할 자유를 박탈하는 것이
진정한 전태일 열사의 정신인가?
세 개의 물음표를 꼭 기억해달라. 그리고 답을 달라.
그리고 홍남기 경제부총리에게 묻는다.
이 나라의 모든 경제 정책이 그대의 수중이다.
게다가 이미 부총리께서는 토사물 3법에 의해
제 스스로 토사물을 밟고 넘어진 꼴이 되지 않으셨나?
게다가 뒷돈까지 바쳐가며 좋은 선례를 다 남겨주시고..
어찌.. 주 52시간 근무제는 자신 있으신가?
부작용 없는 고도의 계산된 정책은 바라지도 않는다.
부작용이 전부로 남아버린 지금의 부동산 정책을
그대로 답습하지는 않을 거라 자신하는가?
부총리님께도 같은 세 개의 물음표를 건넨다.
주 52시간제가 실행되면 내 월급은 그대로인가?
더 쉬고 덜 일하며 똑같은 급여를 받을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더 벌기 위해 더 일할 자유를 박탈하는 것이
진정한 전태일 열사의 정신인가?
잘못된 정책은 한 사람에게서 나오지만,
피해는 온 국민이 입는다.
나는 정치는 이념을 품어도
경제는 원리로써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 나라의 경제 수장으로서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
국민에게 이익을 가져다 주지는 못 할 망정
국민에게 해악을 끼치는 것이 그 목적은 아닐 것이다.
부동산 정책, 임대차 3법, 주 52시간 근무제.
이제는 다를 것이라고 자신할 수 있는가?
부디 답을 해달라. 부총리님 역시 경제학 전공자 아니신가.
나는 내 월급을 지킬 수 있겠는가? 만일 주 52시간 근무제로
인해 내 월급이 줄어든다면 나는 위에 열거한 나의 필수적 지출
중 무엇을 먼저 줄여야 하나?
다른 건 몰라도 내 맥주값 만큼은
절대 양보할 수 없다. 차라리 보험을 하나 더 들어
각종 성인병과 더불어 장렬히 산화하리라.
두 눈을 감지 않은 채 고요히 기다리겠다.
확신이 아닌 확률이 지배하는 세상.
정책이 아닌 정치가 지배하는 세상.
아 지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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