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전문] 조은산, 정부여당 겨냥 ‘두더지들’ 발표…“LH발 초특급 악재 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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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문화 정치

[블로그 전문] 조은산, 정부여당 겨냥 ‘두더지들’ 발표…“LH발 초특급 악재 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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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를 항한 쓴소리 비평글로 주목받은 시사 비평 블로그 ‘진인 조은산’이 새로운 글을 공개했다.

‘진인 조은산’은 17일 자신의 네이버 블로그 ‘진인 조은산의 기록’에 ‘두더지들’을 올렸다.

이 글을 통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선택을 지적했다.

아울러 LH 주택공사 부동산 투기 사태를 대하는 민주당의 자세에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아래는 ‘두더지들’ 전문.

 

 


윤석열 총장의 사퇴는 지지율을 독점하다시피 한 여권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남겼다.

이른바 거물급 신인 정치인의 탄생에 그동안 갈 곳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던 문 정권에 대한 분노가 수치로써 확인된 것이다. 그리고 상처가 미처 아물기도 전, LH 발 초특급 악재가 투하됐다. 

국민 전체를 적폐이자 청산의 대상으로 몰아가며 결국 부동산 양극화로 인한 벼락 거지와 벼락 부자의 탄생을 이끌어낸 문 정권으로서는 결코 마주하고 싶지 않은 현실일 것이다.

그러나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그들이 택한 타개책은 언제나 그랬듯 예측 가능한 수준에 머문다. 바로 전 정권탓이요, 야권 끌어들이기다.     

 

 


가끔 정치인들의 행태를 지켜보고 있으면 저런 멍청한 사람이 어떻게 저 자리에 올랐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그러나 그들은 절대 멍청하지 않다(진짜 멍청한 부류도 있긴하지만).

이미 국민들의 머리끝에 올라선 그들이다. 그들은 국민을 어떻게 길들여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잘 길들여진 국민이 자신들에게 어떤 이익을 가져다 주는지도 역시 잘 알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하나, 손가락질이다. 그들이 가르킨다. 국민은 달려가고 분노의 향방은 뒤바뀐다. 그들은 아직도 그렇게 믿는다. 

나는 이낙연 전 대표의 말을 기억한다. 정치는 말로 하는 예술이라 그랬던가.

한때 민주당 인사의 성 추문으로 치러지는 서울, 부산 시장의 자리에 과연 민주당이 후보를 내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그리고 당헌 개정을 불사했던 그는 쥐어짜내듯 이렇게 말했다.

‘후보자를 내지 않는 것만이 책임 있는 선택은 아니며, 오히려 후보 공천을 통해 시민의 심판을 받는 게 책임 있는 공당의 도리라는 판단에 이르렀다.’

 

 


아아, 그것은 예술이었다. 마치 개돼지를 부리는 시골 노인의 현란한 채찍질을 보는 듯, 감탄사를 연발하게 만드는 그런 아름다운 말이었다. 그런 그에게 LH 사태라고 들이닥친 것이 별 소용이 있나 싶다.

검찰, 야당. 이용해 먹을 것들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연이은 민주당 인사들의 투기 의혹에도 불구하고 그는 결국 야당을 걸고 넘어지기 시작한다. 

‘세간에는 부동산 비리가 국민의힘 쪽에 몇 배는 더 많을 거란 이야기가 나돈다’며 국회의원 부동산 전수조사에 응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세간에 의하면 이낙연 전 대표는 강남권의 한 아파트를 팔아 17억의 시세 차익을 남겼고 이어서 종로의 한 고급 아파트에 갭투자를 시전해 지금도 짭짤한 시세 상승을 누리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돈다. 이것은 진실인가 거짓인가?

그리고 이러한 행위는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부동산 적폐의 범주 안에 드는 것인가 아닌 것인가?

 

 


이렇듯 이낙연 전 대표의 두루뭉술한 어법은 그에 걸맞은 두루뭉술한 지지율을 낳는다.

지지율을 높이려면 이재명 도지사처럼 헛소리를 하거나 쌍욕을 하더라도 확실하게 입을 놀리거나, 아니면 문재인 대통령처럼 위기가 다가오면 확실하게 입을 닫거나 둘 중 하나만 해줘도 될 일이다.

​서울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박영선 후보의 말은 더더욱 걸작이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노무현 정부의 시대정신은 평등, 문재인 정부의 시대정신은 공정이다’라며,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10년의 어두운 그림자를 다시 드리울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문재인 정부의 시대정신이 ‘공정’이라니, 나라 곳곳에서 새어나오는 신음 소리에 한 번이라도 귀를 기울여 듣는 시늉이라도 했었다면 공정이라는 말이 저토록 쉽게 나올 수 있었을까.

국민 전체를 투기꾼으로 내몰아 이념 정치를 실현한 끝에 결국 벼락 거지와 벼락 부자를 양산해낸 장본인이 바로 그 분이다. 그렇다면 그의 시대정신은 공정이 아닌 ‘공멸’일 것이다.

 

 

게다가 LH 사태에도 불구하고 그분은 부동산 적폐 청산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리고 있으며 어느 순간 교묘하게 LH 사태를 전 정권이 낳은 적폐와 결합시켜 무마하려는 술수를 부리고 있다.

과거에만 얽매여 나라의 앞날은 뒷전이고 부동산 문제는 해결될 조짐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러므로 공멸에 이은 ‘공포’가 더 어울릴 것이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어두운 그림자였다면 문재인 정부는 흑과 백만 남은 촛불 위의 세상이다. 그의 갈등과 분열의 정치는 부와 가난의 양극화를 초래했고 세상을 집을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로 나누어 그 가운데에 선 국민을 거대한 믹서기 안에 쓸어 넣었다.

그리고 기회는 공정할 것이요 과정은 평등할 것이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그의 취임사가 예고했듯, 공정과 평등과 정의의 칼날로 힘차게 갈아버렸다. 내 집 마련의 꿈을 품었던 국민, 치솟은 전월세에 오갈 데를 잃은 국민이 피곤죽이 되어 흘러내린다.

 

 


그러니 그대여. 연희동과 도쿄의 고급 주택에는 햇볕이 잘 드는가? 53억의 재산을 가진 그대에게 세상은 백일 것이다. 그러나 흑의 세상은 한 치 앞을 못 보는 어둠뿐이며 건네오는 위로의 말조차 들리지 않는 진공 상태다. 

누구에게나 말 할 권리는 있다. 그러나 자격은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정부와 여당에게, 그리고 원조 친문임을 자처하는 그대에게 과연 공정을 입에 담을 자격이 있는가? 답은 언제나 그렇듯 자기 자신이 가장 먼저 아는 법이다.

언젠가 나는 산에 올라 갓 태어난 새끼 두더지들의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앞을 보지 못하는 그것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어 눈 먼 뱀의 형상으로 흙 위를 기어 다니고 있었다.

마찬가지로 문 정권을 향한 맹목적인 지지에 눈이 멀어 한 치 앞을 못 보는 다른 여권 인사들에게서 나는 그 모습을 본다. 애잔하다. 그리고 안쓰럽다.

 

 


24억을 호가하는 고급 아파트에 거주하며 오피스텔의 월세까지 받아 챙기는 추미애 전 장관이 토지공개념을 거론하며 형제의 꼬리를 물고 버둥대고, 문 정권과의 한마음 한뜻을 강조하며 더욱 집값을 추켜 올리겠다고 천명한 이재명 도지사가 그 뒤를 이어 버둥댄다. 

우리가 썩은 건 맞지만 너희도 썩은 건 마찬가지라며 주호영 원내대표의 반포 아파트를 걸고넘어진 민주당 의원들이 버둥대고, 그의 집값을 도대체 누가 올려놓은 건지 알 수 없는 극성 친문 지지자들이 버둥댄다.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처럼, LH 사태는 잠시의 지지율을 갉아내릴 뿐, 더 큰 지지율을 선사해 줄 것이라며 버둥대고 비비적대는 그들이 말한다. 적폐 청산의 정신으로 물길만 틀 수 있다면, 아둔한 국민을 선거 전까지만 속일 수 있다면 그들의 세상에서는 충분히 가능한 일일 것이다. 

 

 


‘불평등과 양극화의 근본적 원인을 이제라도 직시하고 과감한 수술을 집도하기로 한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에 다시 한번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는 추미애 전 장관의 글이 흔적에 남았다.

그리고 나 또한 마찬가지로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 과감히 자신의 몸에 메스를 들이대 수술에 임하는 어느 집도의의 모습을 떠올리며 말이다.

잘 해보시라.

이제 운명은 가장 앞선 두더지에게 맡겨졌다. 눈도 뜨지 못한 이 두더지들이 결국 어디로 향하는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저 멀리 아찔한 도로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로드킬인가. 나는 그들의 명운을 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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