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GS25 포스터발 메갈·페미 논란이 ‘성 갈등’이면, 일베 혐오도 ‘성갈등’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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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문화 정치

[칼럼] GS25 포스터발 메갈·페미 논란이 ‘성 갈등’이면, 일베 혐오도 ‘성갈등’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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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리테일 편의점 브랜드 GS25 캠핑 행사 포스터에서 발발한 이른바 ‘메갈리아(메갈) 페미니즘(페미)’ 논란이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현재 돌아가는 상황을 보자니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이번 GS25 메갈 논란의 불씨를 댕긴 언론이 이제는 다른 양상으로 끌고 가려는 모양새다.

먼저 알아야 할 점은, 이 사달이 남성혐오(남혐)에 앞장선 여초 커뮤니티 ‘메갈리아’의 표식이 연상되는 손가락 이미지가 기업 공식 홍보 포스터에 사용되면서 발발했다는 것이다.

처음 포스터가 논란이 되자 남자들의 분노는 거셌다. 이들은 GS25 불매운동을 벌이고 ‘메갈’ 또는 ‘페미’ 성향이 느껴지는 이미지가 삽입된 다른 기업 광고가 있는지 눈에 불을 켜고 찾아내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무신사, BBQ 등이 광고에 의심할 만한 이미지가 쓰인 것과 관련해 사과했다.

일주일 넘도록 국내 온ㆍ오프라인 광고에 만연한 남혐 싹을 반드시 잘라내겠다는 ‘분노의 검열’이 가라앉지 않자, 언론은 이 문제가 마치 ‘성 갈등(젠더 갈등)’ 또는 ‘성 대결’로 번졌다는 취지의 기사를 쏟아낸다.

언론에 묻고 싶다. 도대체 여기에 왜 ‘성별 대립’ 구도가 끼는가.

 

 

 

이번 일은 GS25 포스터 논란을 떠나 남혐 표식이 의심되는 이미지를 써 기업에 피해는 주는 메갈 및 페미니스트의 그릇된 행태에 문제를 제기하는 움직임이다.

즉, 이 기회에 메갈과 페미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추후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게 뿌리를 뽑자는 것이다. 저런 짓을 일삼는 메갈과 페미가 여자기 때문에 남자들이 공격하는 게 아니란 말이다.

메갈과 페미를 혐오하는 게 여자를 혐오하는 것인가. 대한민국 모든 여성이 메갈과 페미는 아니잖냐. 그런데 이게 어째서 남여 성 대결인가.

만약 이 문제가 남여 성 대결이라면, 마치 페미가 아닌 여성들마저 페미와 동일시해서 남여 성 갈등으로 몰아가는 것밖엔 되지 않는다.

이번 사태를 여성에 대한 혐오이자 남여 성 대결로 생각하는 여자들은 자신들이 메갈ㆍ페미와 같은 사람이라는 걸 인정하는 것인가.

 

 

 

페미가 여성이라서 그들을 공격하는 게 아니다. 자기를 이 땅에 태어나게 해주고 키워준 아버지마저 ‘한남충’이라며 깎아내리고 비하하는 그릇된 생각을 가졌기 때문에 그것을 비판하는 것이다. 일부 페미니스트는 한국 남자가 한국 여자와 결혼해 낳은 아들을 ‘한남유충’이라고 표현한다.

모든 페미니스트가 자기 아버지를 ‘한남충’이라고 폄훼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아버지를 ‘한남충’이라고 하고, 아들을 ‘유충’이라고 표현하는 자들은 페미니스트밖에 없다.

대한민국에서 페미니즘의 현 위치가 이렇다. 남페미를 제외한 한국 남자 대부분은 페미니스트들을 옳은 시선으로 보지 않는다. 세상에 자기 아버지를 비하하는 자들을 옳다고 생각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결국 이번 문제를 성 대결로 몰아간다는 건 페미를 대한민국 모든 여성과 동일시하는 것이다. 페미니스트가 아닌 여자들도 목소리를 내야 한다. 자기들을 페미니스트와 똑같이 여기는 언론의 이 행태에 왜 가만히 있는가. 여러분은 한국 남자를 혐오하는 페미니스트가 아니지 않은가.

국내 대표적인 우파 남초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를 혐오한다고 하면 남자를 혐오하는 것인가. 이번 사태를 성 대결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이 물음에 답해 보기 바란다. 여러분이 일베를 싫어하는 게 그들이 남자기 때문인가?

대중이 일베를 비판하는 건 그들이 남자라서가 아니다. 고(故) 김대중ㆍ노무현 전 대통령 등 고인을 능욕하고 희화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일베 7급 공무원이 임용 취소되거나 과거 일베 표식을 집어넣은 자막으로 방송국이 뭇매를 맞을 때도 언론이 남여 성 대결 또는 성 갈등이라고 했는가. 그동안 사건 사고에 얽힌 일베가 사람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을 때도 언론은 이 문제를 남성에 대한 혐오라고 했는가.

왜 메갈ㆍ페미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지금 이 시점에 뜬금없이 성 대결이니, 성 갈등이니 하는 말이 나오는 것인가. 대한민국 모든 여성이 메갈이자 페미라는 것인가. 그리고 저 논리가 맞는다면 여성들의 일베 혐오도 남자 전체를 혐오하는 것인가.

객관적인 사실만을 전달해야 하는 언론이 중립성을 잃고 저런 근거 없고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는 기사를 쏟아낸다면, 그때부터 이미 언론의 기능을 상실한 것과 다름없다.

언론의 주장대로 메갈ㆍ페미 혐오가 남여 성 갈등이면, 일베 혐오도 남여 성 갈등이 될 수밖에 없다. 언론은 어설픈 성 대결로 몰아갈 생각을 하기 전에 이 문제의 본질을 찾아내 객관적인 보도를 하기 바란다. 언론의 감투를 썼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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