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평균 초혼 연령은 남자 33.7세, 여자 31.3세다. 갈수록 결혼 연령이 높아진다. 심각하다.
뭐가 심각할까. 여자 나이다. 여자는 일반적으로 출산을 생각 안 할 수가 없으므로 30대 초반이 평균 초혼 연령으로 나온 건 상당히 문제다.
아무리 의학이 발달해도 인간의 유전자는 바뀌지 않는다. 의학적으로 10대 후반에서 20대 초중반이 여성에겐 최적의 가임기다. 이 시기가 지나면 가임 능력이 떨어진다. 과학이 그렇다. 부정하지 말자.
"내 주변엔 40대에도 출산한다"는 말은 하지 않길 바란다. 40대는 아기를 낳기에 좋은 나이가 아니다. 아기를 낳을 수 있어도 산모는 20대 때보다 회복이 힘들고 여러 산후 질병에 쉽게 노출된다. 아기를 '낳을 수 있다'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와 동의어가 아니다. 확률이 있을 뿐인 거지, 그게 '정상'이란 말은 아니다.
전 세계에서 여자 평균 초혼 연령이 30대를 넘기는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다. 전 세계에서 가장 늙은 여자를 가장 비싼 값에 산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그렇다면 왜 한국 여자는 유독 30대에 결혼하려는 걸까.
그 이유는 '20대엔 한창 즐기고 하고 싶은 걸 다 한 뒤 30대에 결혼하려는 트렌드'가 어느 순간부터 한국 여자들 마인드에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30대는 냉정히 말해서 젊은 나이가 아니다. 그 나이에 아기를 낳아서 키운다는 것도 쉽지 않다, 누누이 말하지만 30대에 아기를 낳을 수 있지만 그 이후 몸에 생길 변화나 각종 질병, 후유증 등은 본인이 오롯이 감당해야 한다. 몸이 건강하고 젊을 때 하지 않은 대가는 쓰다.
그래도 30대 초반에 결혼해서 중반에 아기를 낳겠다면 말리지 않겠다. 이후에 생길 문제를 본인이 책임지면 된다. 남이나 남편에게 탓을 돌리지 마라.
왜 저런 마인드가 뿌리 깊게 잡혔을까. 20대에 결혼하면 삶이 아까운가. 30대에 결혼해야 만족할까. 20대는 절대 즐기는 시기가 아니다. 아니, 인간의 삶에서 즐기는 시기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금수저나 재벌 3세가 아닌 이상 평범한 국민은 결코 인생을 즐겨선 안 된다.
SNS(소셜미디어)에 빠져 남들이 하는 건 나도 하고 싶고, 명품, 호캉스, 오마카세 등으로 허세를 부리고 싶은 마음은 이해한다. 그러나 그렇게 낭비한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아울러 20대를 즐기다가 맞이한 30대에 과연 자기에게 무엇이 남아 있을까.
20대에 흥청망청 소비한 습관이 30대가 된다고 갑자기 고쳐질 수 있다고 믿는가. 오히려 20대 때 습관을 더 유지하려고 할 것이다. 그게 안 되면 곧바로 불행하다고 스스로 느끼고 자괴감에 빠진다.
30대에 결혼해서 만약 출산까지 한다면 아기와 산모의 건강을 장담할 수 없다. 기형아, 장애아가 태어나거나 산모의 몸에 이상이 생긴다면 그땐 어떻게 할 것인가. 돈은 다시 벌 수 있지만, 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 다시 내게 돌아오지 않는다.
이 점을 나는 강조하고 싶다. 20대는 사실 인생에서 가장 치열하게 살아야 할 시기다. 그리고 30대 10년을 위해 준비해야 할 시기다. 마냥 놀고 즐기고 펑펑 돈만 쓰면서 낭비할 시기가 절대 아니다.
자기가 돈이 엄청 많은 사람이고 미래에 닥칠 위기를 감당할 자신이 있다면 말리지 않겠다. 그런 사람이라면 지금처럼 20대를 계속 즐겨도 상관없다. 어차피 자기 인생은 본인이 책임지는 거다.
결과적으로 20대에 즐기다가 30대에 결혼하는 문화는 당장 여러분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여러분이 평범한 국민이라면 더욱더 20대를 열심히 살고 준비해서 30대를 맞이해야 한다. 여자라면 미래 자기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되도록 30대 중반이 넘어서 출산하지 않길 바란다.
결혼을 빨리 하라고 이른바 '여자 나이를 후려치는 게' 아니다. 출산 계획이 있다면 30대는 너무 위험한 나이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하는 거다. 아기가 건강하지 않을 확률이 산모 나이 20대보다 30대에 훨씬 높아지는데 이 위험성에 도박을 걸고 싶은가. 내 아기가 건강하지 않을 확률이 높은 상황에 스스로 뛰어들고 싶은가. 본인이 선택할 수 있다면 제발 확률을 낮추자.
만약 출산 계획이 없다면, 30대든 40대든 언제든 결혼해도 문제없다. '딩크족'으로 살아갈 부부에겐 해당하지 않는 얘기니 그냥 흘려듣길 바란다. 비혼 주의라면 더더욱 관심을 꺼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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